
채권추심 시장 구조적 한계…정보 비대칭이 핵심
국내 채권추심 시장은 오랜 기간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채권자는 전문가 접근이 쉽지 않아 지인 소개나 제한된 광고 채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합리적인 비교 선택이 어려운 환경이 고착됐다.
특히 수수료 체계의 불투명성은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동일한 채권이라도 조건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고무줄 수수료’ 구조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구조는 결국 채권 회수율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실위험채권 규모는 약 116조 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수준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왜 지금 이 이슈가 중요한가.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정보 접근성과 효율성은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본드맨 역경매 구조…닫힌 시장을 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본드맨’이다. 본드맨은 채권자가 채권 정보를 등록하면 다수의 추심 전문가가 조건을 제안하는 역경매 방식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채권자가 일방적으로 조건을 수용해야 했다면, 이 구조에서는 다양한 제안을 비교하고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즉, 선택권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이동하는 구조다.
프로세스 또한 단순화됐다. 본인 인증 → 채권 정보 입력 → 제안 비교 → 계약 체결까지 이어지는 흐름으로, 약 3~5분 내 주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눈에 정리하면 ‘비교 가능한 시장’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다.
수익 구조 혁신…법적 리스크까지 고려
본드맨의 또 다른 특징은 수익 모델이다. 기존 채권추심 시장에서는 성공 수수료 중심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본드맨은 이를 직접 수취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 추심원이 채권 정보를 열람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DB 열람형 과금 모델’을 적용했다. 이 구조는 플랫폼이 직접 추심 성과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방식은 법적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장 참여자 간 균형을 맞추는 데 목적이 있다. 동시에 추심원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고객 확보 채널을 제공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채권자는 비용 투명성을 확보하고, 전문가들은 새로운 영업 기회를 얻는 구조가 형성된다.
채권시장 패러다임 변화…플랫폼 표준 될까
본드맨이 제시하는 모델은 단순 중개를 넘어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세무, 법률, 금융 서비스까지 연계한 ‘원스톱 채권 관리 플랫폼’으로의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 플랫폼 특성상 고객 DB 축적을 통한 추가 비즈니스 모델 창출도 기대된다. 광고, 컨설팅, 부가 서비스 등으로 확장될 여지도 크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명확하다. ‘정보 비대칭 해소 + 비용 투명화 + 선택권 확대’라는 세 가지 축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느냐다.
채권추심 시장은 오랜 기간 폐쇄적 구조를 유지해온 영역이다. 본드맨이 이 구조를 흔들고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실험이 이제 시작됐다.